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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뉴욕에서 들은 '반기문' 이름, 난감했다 뉴욕 시를 걷다 발걸음을 멈췄다. 누군가 낯익은 이름을 목청 터져라 외치고 있었다. 소리의 진원지는 맨해튼 UN본부 앞이다. "반기문! 반기문! 반기문!" 한 무리의 사람들이 티베트 국기를 흔들며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이름을 목청 터져라 불러댔다. 외침이라기 보단 차라리 절규에 가깝다. 처음엔 영문도 모른 채 그저 '반기문'이란 이름 석 자가 반가웠다. 하지만 구호의 내용을 파악하고는 점점 낯이 붉어졌다. 티베트를 향한 중국의 문화학살을 규탄하는 시위대는 이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UN의 직무유기를 규탄하고 있었다. 당연히 화살은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날아들었다. 티베트 참상을 눈으로 목격한 나는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세계의 지도자로 거듭난 반 총장을 자랑스러워해야 하는가. 아님 티베트 문.. 더보기
티베트 망명정부에서 우리 모습을 봤다 굴곡진 역사…나라 잃은 설움 우리와 너무 닮은 그들의 삶 '히말라야 넘어 지척에 부모·형제가 있건만, 만날 수 없다. 시리도록 눈부신 설산은 그래서 시리도록 슬프다. 며칠째 고향땅에서 날아든 비보에 산간 마을이 술렁인다. 총탄에 스러지고, 군홧발에 짓밟히고, 매질에 신음하는 이웃이 수천을 헤아린단다. 찢기는 가슴을 부여잡고, 한 손에 염주를 든 이들이 사원으로 몰려든다. 사지와 머리를 땅에 찧으며 기도하는 '오체투지'가 밤낮없이 이어진다. 가족의 안위와 함께 문화학살을 일삼는 저들을 용서해달라 비는 모습이 이방인을 숙연케 한다. 슬픈 실향민, 그들의 이름은 티베탄(Tibetan)이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현지에서는 이 지역을 '맥그로드 간즈'라 부른다)를 찾았다. 해발 1800m의 히.. 더보기
자본과 어색한 동거중인 중국 황제 중국 베이징 : 황제시대 유적과 메트로 폴리탄의 동거 내가 베이징을 찾은 때는 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5월이었다. 베이징 여정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상하이발 열차는 자정께 낯선 역에 이방인을 떨쳐 놓고 저만치 달아났다. '탁탁'하고 뭔가를 두드리는 소리가 역 안에 진동한다. 거센 빗줄기가 유리창을 때리는 소리다. 암담하다. 낯선 곳에서 한밤중 덩그러니 남겨진 것도 모자라 세찬 비까지…. 여정 중 가장 힘든 점은 낯선 곳으로의 이동이다. 숙소부터 교통체계, 먹을거리까지 어느 것 하나 정해진 것 없이 새로 시작해야 한다. 더구나 지금처럼 한밤중에 도착한 경우 치안 문제도 불거진다. 소매치기, 퍽치기, 장기매매 등 베이징에 대해 들었던 근거 없는 소문이 귓전을 맴돌더니, 다리가 맥없이 풀린다. 북적대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