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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호주인의 질문 "한국 부모들은 다 부자야?" 호주 자동차 종단을 마쳤다. 동남쪽 멜버른을 떠나 캔버라, 시드니, 골드코스트, 브리즈번 등 3개 주 5개 도시를 여행한 지 한 달만이다. 여행 중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민자가 세운 나라인 만큼 호주는 다민족·다문화를 지향한다. 1800년대 중반 골드러시(Gold Rush)가 촉발한 이민 행렬은 이제 금광 대신 '삶의 여유'를 찾아 몰려드는 이들이 그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작은 지구촌' 호주에는 한국인, 그중에서도 청년이 많았다. 이들은 보통 세 부류로 나뉜다. 학위를 위해 '유학생 비자'를 발급받은 이들, 농장 등지에서 일을 하기 위해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소지한 이들, 그리고 따로 비자가 필요 없는 배낭여행자. 지난 한 달 동안 한국 청년과 마주하며 느낀 바가 컸다. 특히 여러 가치.. 더보기
호주 자동차 여행 땐 로드킬 조심하세요 "어, 저게 뭐야! 브레이크, 브레이크!" 시속 100km로 달리던 자동차가 파열음을 내더니 가까스로 멈춰 섰다. 한밤중 도로 앞을 막아선 시커먼 물체는 다름 아닌 캥거루였다. 급정거에 놀란 건 사람뿐이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큰 눈을 멀뚱거리더니, 캥거루는 이내 총총걸음으로 제 갈 길을 간다. 야생동물 한해 수백만 마리 희생…곳곳 사체 흔적에 여행길 심란 빅토리아 주를 떠나 호주 제1 도시 시드니로 향하던 중 겪은 일이다. 다행히 뒤따르던 차가 없어 무사했지만,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호주에서 야간운전은 매우 위험하다. 땅덩이가 넓다 보니 도심을 제외한 외곽에는 가로등 하나 없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대부분의 도로가 산이나 초원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탓에 야생동물의 '로드 킬'이 잦.. 더보기
일확천금의 꿈이 낳은 도시 멜버른 고도를 높인 비행기가 순식간에 뭉게구름 사이를 비집고 들어섰다. 주위가 회칠을 한 듯 온통 하얗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모든 게 꿈처럼 느껴졌다. 창밖으로 초원이 펼쳐진다. 그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광활하다. 그 사이로 까만 점들이 느릿느릿 움직인다. 자세히 보니 캥거루다. 호주다. 3개월의 아시아 일정을 끝내고 오세아니아 대륙에 발을 디뎠다. 꽤 오랫동안 아시아에 길들여진 눈이 이국의 정취에 낯가림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호주는 지금껏 보아온 풍경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리나라보다 77배나 넓은 호주는 사람 수가 2000만 명에 불과하다. 단위면적당 인구밀도가 낮은 만큼 자연에 친화적일 수밖에 없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초원과 울창한 산림이 이어지고, 호주의 상징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