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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단상

좁은 공간서 사흘간 기차여행..결국 몸살

중국 여정이 끝을 향할 때쯤,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40시간에 달한 장거리 기차이동이 발단이 됐지만, 그보다 넘치는 욕심으로 화를 자초한 측면이 컸다.

실크로드에서 출발한 기차는 2박 3일을 쉬지 않고 달리고서야 마지막 목적지인 쓰촨성 청두에 도착했다.

사흘 동안 좁은 공간에서 시체처럼 지낸 탓에 기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 하지만, 휴식보단 한 곳이라도 더 봐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나는 여독을 짊어진 채 길을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몸살'이란 달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들었다. 여파는 꽤 오래갔다. 이틀을 꼬박 앓은 후에야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실크로드 둔황에서 쓰촨성 청두까지 2박 3일. 40시간을 꼬박 기차에서 보내야 했다. 워낙 땅덩이가 넓은 중국이라 대부분의 기차가 침대칸으로 이뤄져 있는데, 보는 바와 같이 공간이 좁다. 기차여행 후 심각한 몸살을 앓았다.


'성장통'을 앓고 난 후 초보여행자는 그간의 여정을 돌아봤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도록 의무감에 사로잡혀 미친 듯이 발품을 판 기억밖에 없다.

누군가 말했다. "일상이 삶의 '산문'이라면, 여행은 삶의 '시'다"라고.  나는 여정의 패턴을 바꾸리라 결심했다. 긴 호흡으로 쉼 없이 써내려가는 산문이 아니라, 운율과 리듬, 그리고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시 같은 여행을 즐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