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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단상

상하이 예원의 용 발톱에 얽힌 비밀

상하이 구시가지에 예원이란 정원이 있다. 명청시대 양식으로 그 섬세함과 아름다움이 중국정원 중에서도 으뜸으로 인정받아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이 예원에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다.

명나라의 관료였던 반윤단이란 인물이 1559년 그의 아버지를 기쁘게 하고자 이 정원을 지었단다.

효심이 지나쳤던 탓일까. 그는 당시 황제의 상징으로 오직 황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용 문양을 정원의 벽면에 새겼다.

명청시대 정원 양식 중 최고로 꼽히는 예원은 그 유려함 때문에 연일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대신들은 반 씨 가문이 반란을 일으켜 황제 자리에 오르려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역모를 꾀한 혐의로 황실에 붙잡혀 간 반윤단은 이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기지로 목숨을 보전하고, 관직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역모라니 가당치 않습니다. 저희 정원에 새긴 것은 용이 아닙니다. 단지 비슷하게 생겼을 뿐 자세히 보면 발톱이 3개뿐 이지 않습니까? 용은 자고로 발톱이 5개인 영물입니다. 따라서 이는 용이 아닙니다."

예원을 둘러싼 벽면에는 발톱이 3개인 용 문양이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다. 만약 용발톱이 정상적으로 새겨졌다면 오늘날 예원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예원 벽면에 장식된 용의 발톱은 3개였다.

야사에 따르면 당시 벽면에 용을 새기던 석공의 실수로 발톱이 3개만 조각됐다니, 인생사 새옹지마란 말이 딱 맞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