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나 썸네일형 리스트형 단조로운 유럽보다 모로코의 혼잡함이 좋다 "어이! 후세인, 진짜 반갑다. 나 또 길을 잃었어.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네. 시장 골목이 이쪽이던가?" 불과 몇 시간 전에 안면을 튼 그다. 수년지기 대하 듯 호들갑을 떨자 그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무슨 상관이랴. 거미줄처럼 복잡한 메디나 골목에서 구세주를 만난 것을. 체면도 차릴 때와 버릴 때를 알아야 한다. 그의 싸늘한 시선에 아랑 곳 없이, 계속 친한 척을 했다. "꼬레아! 시장은 저쪽이라고. 나 지금 일해야 하니까 알아서 찾아." 손수레에 잡동사니를 늘어놓던 후세인이 퉁을 놓는다. 그럴 만도 하다. 두 시간 전, 미로 속을 헤매다가 행상하던 그에게 도움을 청했더랬다. 바쁜 와중에 그는 약도까지 그려가며 성의껏 길을 일러 주었다. 그런 호의를 무용지물로 만들며, 결국 나는 제자리로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