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별 단상

뉴욕에서 들은 '반기문' 이름, 난감했다

뉴욕 시를 걷다 발걸음을 멈췄다. 누군가 낯익은 이름을 목청 터져라 외치고 있었다. 소리의 진원지는 맨해튼 UN본부 앞이다.

"반기문! 반기문! 반기문!"

한 무리의 사람들이 티베트 국기를 흔들며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이름을 목청 터져라 불러댔다. 외침이라기 보단 차라리 절규에 가깝다.

유엔 빌딩 앞에서 중국의 티베트 문화말살을 규탄하는 시위대.


처음엔 영문도 모른 채 그저 '반기문'이란 이름 석 자가 반가웠다. 하지만 구호의 내용을 파악하고는 점점 낯이 붉어졌다.

티베트를 향한 중국의 문화학살을 규탄하는 시위대는 이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UN의 직무유기를 규탄하고 있었다. 당연히 화살은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날아들었다.

티베트 참상을 눈으로 목격한 나는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세계의 지도자로 거듭난 반 총장을 자랑스러워해야 하는가. 아님 티베트 문제에 눈을 감고 있는 UN 수장의 직무유기를 부끄러워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