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구제불능한 나라라더니... 외국을 여행하다 한국인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국의 낯선 언어와 문화 사이에서 혼자 방황하던 ‘나 홀로 여행자’라면 내 나라 사람을 마주하는 기쁨은 배가된다. 아직 한국 여행자가 많지 않은 남미나 아프리카 등 오지에서 한국인끼리 만날 경우 옷깃이 스치는 순간 호형호제 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 일단 통성명이 끝나면 한국 배낭족들은 그간 여행하며 겪은 설움을 토로하고 맞장구치며 서로를 위로한다. ‘외국어 울렁증’ 탓에 단내 날 정도로 닫혀 있던 입들은 쉴 새 없이 한국어를 쏟아낸다. 이야기 도중에 종종 이런 말을 하는 아무개 씨들이 있다. “내가 어디를 여행하다, 무슨 실수를 했는데 너무 창피했다. 외국인들이 다 쳐다보는 통에 ‘쓰미마생’하고 일본인인 척 했다.” “나도 여행 중..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9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