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 썸네일형 리스트형 뉴욕에서 들은 '반기문' 이름, 난감했다 뉴욕 시를 걷다 발걸음을 멈췄다. 누군가 낯익은 이름을 목청 터져라 외치고 있었다. 소리의 진원지는 맨해튼 UN본부 앞이다. "반기문! 반기문! 반기문!" 한 무리의 사람들이 티베트 국기를 흔들며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이름을 목청 터져라 불러댔다. 외침이라기 보단 차라리 절규에 가깝다. 처음엔 영문도 모른 채 그저 '반기문'이란 이름 석 자가 반가웠다. 하지만 구호의 내용을 파악하고는 점점 낯이 붉어졌다. 티베트를 향한 중국의 문화학살을 규탄하는 시위대는 이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UN의 직무유기를 규탄하고 있었다. 당연히 화살은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날아들었다. 티베트 참상을 눈으로 목격한 나는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세계의 지도자로 거듭난 반 총장을 자랑스러워해야 하는가. 아님 티베트 문.. 더보기 숙소 예약 않고 뉴욕 갔다가 낭패한 경험 "빈 방 없습니다." 몇 시간째 같은 대답이다. 해는 빌딩숲 끝자락에 위태롭게 걸쳐있다. 곧 어둠이 밀려들 태세다. 큰일이다.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노숙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다급해졌다. 밤이면 강력범죄가 잦은 대도시인지라 불안감이 컸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지만 헛수고다. 기력을 다했는지 더는 한 발도 뗄 수가 없다. 체면이고 뭐고 주저앉아 울고 싶은 마음뿐이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라던가. 이날만은 태산도 하늘도 뉴욕의 마천루보다 낮아보였다. 예약 없이 무작정 갔다가 진땀 '혹시 이러다 노숙하면 어쩌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하루 전 서부여행을 마치고 부모님은 한국행 비행기를, 나는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정오께 뉴욕에 도착했다. 몇몇 숙소에 들렀지만 .. 더보기 그랜드캐니언과 미국인의 기질 자동차를 빌려 본격적으로 미국 서부 여행에 나섰다. 라스베이거스를 떠나 그랜드캐니언으로 향하는 길, 끝없이 이어진 네바다 주의 사막은 사람 혼을 '쏙' 빼놓았다. 사막은 괜히 사막이 아니다. 천지가 펄펄 끓는다. 내리쬐는 뙤약볕에 살갗이 화끈거리고, 건조한 모래 바람에 숨쉬기조차 버겁다. 차량 에어컨도 소용이 없다. 대자연의 기세에 눌린 기계문명은 마지못해 미지근한 한숨을 토해낸다. 태양 아래 감각마저 녹아버린 것일까. 자동차는 쉼 없이 달리는데, 한 자리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다. 아마도 몇 시간째 반복되는 황량한 풍경 탓이리라. 잿빛 대지와 선인장, 필름을 짜 붙인 듯 같은 장면의 연속이다. 앞뒤로 동행하는 차량이 없다보니, 방심하는 틈에 규정 속도를 넘기기 일쑤다. 이글거리는 소실점은 다가가면 저만치.. 더보기 밤을 기다리는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가다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왔다. 여행을 시작한 지 넉 달 만에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뎠다. 미국은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묘한 나라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 자리한 거대한 태평양, 그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두 나라의 모습은 이질적이다. 짧은 역사 속에 다민족·다문화가 빚어낸 미국 사회는 오랜 기간 단일민족·단일문화를 고수해 온 한국 사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국이 생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해 관광객 4000만 명이 뿌리는 돈만 6조 원 한편으로 우리는 미국에 너무도 익숙하다. 한국 정치·외교·경제 현안의 중심에는 늘 미국이 있다. 영화·드라마·음악·스포츠·음식 등 문화의 경우 'Made in USA'가 한반도를 점령한 지 오래다. 이런 모순 탓일까. 미국 여행을 앞두고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