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양고추의 자존심을 걸고 멕시코인과 매운맛 대결 ‘세계일주증후군’의 여파로 무직 증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자발적 백수라 딱히 조급하거나 초조하진 않네요. 다만 함께 놀 이가 없어 조금 적적합니다. 뭐 상관없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입에 단 내 날 정도로 혼자다녔으니 말이죠. 방바닥을 구르다 그것도 싫증나면 제 보물 상자를 열어봅니다. 5대양 6대주가 오롯하게 담겨 있습니다. 구석에서 일기장을 꺼내듭니다. 1년 여정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은 탓에 꼬질꼬질하기가 ‘거지발싸개’ 수준입니다. 외양이야 어떻든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청년백수의 기를 살려주기에 충분합니다. 일기장에서 몇몇 글들을 발견합니다. 분명 직접 쓴 글이건만 낯섭니다. 여행 중 다니던 신문사에 연재를 했더랬습니다. 아마도 그때 발탁한 ‘주연’들 말고도 ‘보조출연자’들이 여럿 있었나 봅니다. ..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97 다음